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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 | 발달장애아 가족 모임 기쁨터 (경향잡지 2001/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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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joyplace 작성일04-09-27 03:36 조회3,595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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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아 가족 모임 기쁨터

   ‘기쁨터’는 발달장애아들과 그 가족이 모여 서로 돕고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다.
   발달장애란 유아, 아동, 청소년기에 생기는 모든 종류의 장애를 말하는데 기쁨터 가족들은 주로 자폐나 정신지체인 경우가 많다.
   ‘장애’란 말이 주는 약간은 어둡고 안타까운 느낌 때문일까, 기쁨터라는 이름은 역설적으로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막상 문을 열고 들어서자 반갑게 인사하는 엄마들의 얼굴이 참 환하다. 웃으며 신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에서 ‘장애아 가족’이라는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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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시작된 기쁨터

                    
“주님,
저는 당신께 묻고 또 물었습니다.
잠잘 때도 먹을 때도 길을 걸을 때도 물었습니다,
왜 제게 이렇게 하시느냐고.
                    
아침에 눈뜨기가 무서워 밤에는 잠 못 이루는 날이 많았습니다.
건강한 소년들이 공을 차는 학교 앞을 지나면
내 아이가 누리지 못할 반듯함에 가슴 조이곤 했습니다.
당신, 왜 제게 이렇게 하십니까?”

(기도모임 ‘성모의 눈물’ 시작기도문에서)

              

비록 지하이지만 지금의 공간을 갖추고 ‘기쁨터’란 이름을 갖게 된 것은 1999년 4월. 1998년 12월, 경기도  일산에 있는 정서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인 한국경진학교의 가톨릭 신자 어머니들이 ‘성모의 보석(눈물)’이라는 기도모임을 만들면서 시작되었다.

성서를 공부하며 그들의 삶을 함께 나누는 시간, “언제 남을 비난해 봤느냐?”는 물음에  한 회원이 “처음 아이가 장애판정을 받았을 때 한 달 동안 매일 하느님을 원망했다.”고 한다. “겨우 한 달?” 다른 회원들이 농담처럼 거든다.
처음엔 자신의 모든 것을 아이에게 바쳐도 죄책감이 떠나질 않았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과 가정 내부의 문제, 이중의 고통을 안고 살아야 했다. 정신적으로 점점 쇠약해져 가는 걸 느끼던 그때, ‘성모의  보석’은 큰 위로와 치유를 주었다. 그저 속시원히 이야기를 하고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 신앙적 갈증을 채워주는 느낌이었다. 시련을 통해 하느님께 매달리며 하느님과 가장 가까이 있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였다.



함께 울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면서 얻은 위로와 힘을 바탕으로 엄마들은 큰일을 해냈다.
남이 해주기만을 기다리지 않고 순수한 자조 모임인 ‘기쁨터’를 만든 것이다.
아이들의 수준에 맞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아이들의 교육이 끝나는 몇 년 뒤 남들처럼 꾸준히 일할 수 있는 작업장을 만드는 것이 기쁨터의 장기적인 목표이다.
또한 이런 소규모 모임이 활성화되어 네트워크로 연결된다면, 숨어서 고통받고 있는 다른 장애아 가족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기쁨터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흥겹게 어울리는 음악회도 열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26일에 열린 두번째 음악회에서는 기쁨터의 아이들이 사물놀이 공연을 선보였다.
처음엔 장구채를 제대로 잡는 것조차 힘들어 바닥에 던져버리기 일쑤였던 아이들이 장단을 느끼고 연주하는 모습은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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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기쁨을 넘어서
이제 3년이 되어가면서 기쁨터는 처음에 비해 많이 안정되어 보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는 자조 모임이다 보니 달마다 살림이 빠듯하다. 지금 쓰고 있는 지하 공간은 월세이고, 회원들이 매월 1만 원 정도씩 내는 돈이 예산의 전부이다. 아이들을 꾸준하게 가르쳐줄 자원봉사자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김미경 루치아 회장(42세)은 말한다. 하지만 ‘내’가 아닌 ‘우리’가 함께 있어 이들은 힘과 용기를 잃지 않는다.
슬픔과 절망을 딛고 함께 찾은 소중한 기쁨이기에, 이들이 있는 곳은 어디나 ‘기쁨터’일 수 있으리라.


“많은 날들이 지난 후/ 이제 저는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세상의 기쁨을 넘어서 천상의 기쁨이 어떻게 오는지를…//
세속의 삶을 끊고 수도자로 살아가는 삶이 있듯이/ 저는 세속의 삶을 통해서 당신이 주신 성소를 받았습니다.`/
주님, 저를 택해 이 귀한 생명을 맡겨주시니 감사합니다.”

   “처음엔 화장도 안하고 다녔어요. ‘그럴 정신으로 애한테나 신경쓰지.’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아이와의 동일시에서 벗어나고 나니 내 아이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눈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 엄마들의 나눔 가운데

   “작은애가 ‘엄마는 맨날 경진학교만 간다.’고 하더라고요. 장애아이에게만 온 신경이 집중되다 보니까 남편과 다른 자녀는 물론이고, 저 자신도 소외되더라구요. 나중엔 내 안에 ’나’는 하나도 없고 아이만 가득한 걸 발견했죠.”

   한 주에 한 번씩 열리는 성서모임에서 엄마들은 서로의 아픔과 기쁨을 나눈다.

   기쁨터에서는 다양한 교육을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아이들을 위한 자활미술, 개별인지, 장구 프로그램, 사회성 강화훈련, 통합 프로그램 등이 있다. 어머니들과 형제들을 위한 성서공부, 퀼트·뜨개질 교실, 미술 교실 등도 마련되어 있다.

   엄마들은 결과보다도 여름내 땀흘려 연습한 과정 자체가 소중했단다.

                  


              ▶ 기쁨터 ☎(031)907-9996, 홈페이지 www.joyplac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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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배봉한 기자 , 손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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