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터 이야기 2007 년 봄호 (2) > 소식지

본문 바로가기


예전소식지 | 기쁨터 이야기 2007 년 봄호 (2)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은배 작성일07-05-12 17:07 조회6,943회 댓글0건

본문

생각나누기



음악회를 끝내고

                                  정석 (도운 아빠)

음악회가 끝난 지 나흘이 지났습니다.
이제 음악회의 뜨거운 감동이 식을 만도 할 텐데 나흘 내내 기쁨터 음악회의 감동에 푹 젖어 살았습니다.
음악회 다음날인 토요일엔 온종일 집안에서 용재의 비올라 연주를 찾아 들으며 뒹굴 거렸고, 합창 동영상이 안 올라오나 하면서 기쁨터 홈페이지를 조바심 나게 드나들었습니다.

이번 음악회가 무엇이었는지 그게 내내 궁금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했고, 그냥 반은 또 무엇을 주었고 또 가리키고 있는지, 우리는 어디까지 왔고 이제 또 어디로 가야할 건지가 궁금했습니다.
이번 음악회를 통해 아이와 엄마로 국한되었던 발달장애아 문제 인식과 대응의 바운더리가 아빠한테까지, 또 형제자매들에까지 넓혀져야 하고, 또 그럴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게 가장 큰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기쁨터의 아빠와 형제자매뿐만 아니라 기쁨터의 친구들까지로
울타리가 넓혀질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한 것도 큰 소득이겠지요.
그 계기가 합창이었다는 것도 참 재미있고 뜻이 깊네요.
누가 볼까, 알아챌까 늘 조바심치며 살고,
그나마 눈치 안 봐도 되는 제한된 해방구에서나마
기를 펴고 살던 사람들이 무대에 올라서서 관객을 향해,
세상을 향해 소리쳐 질러버렸다는 게 참 기가 막힙니다.
누구는 눈물에, 또 누구는 미소에, 그리고 참을 수 없는
신명에 담아 노래로 소리를 모아 함께 외쳤다는 거 아닙니까?
우리들이 바로 그 아이들이고, 또 그들의 엄마, 아빠, 형제, 자매라고
그리고 친구와 이웃이라고 까발리고 춤추며 노래했다는 게,
한바탕 푸닥거리마냥 시원하고 개운했습니다.  

성서의 자캐오가 생각납니다. 세리로 손가락질 당하며 살던 자캐오가 나무 위로 기어 올라가 예수를 보려 했던 것은 예수를 보기 위한 열망도 컸겠지만 사람들의 눈길에서 숨으려고,
대중을 피해 제 보고자픈 것을 보려 했던 행동으로 이해합니다. 그런 자캐오를 불러내려
스테이지에 떡하니 올려놓고 스포트라이트까정 찡하게 때려주신 그냥 반의 찐한 애정의 숨길이 이번 음악회에서도 슬금슬금 맡아집니다. 그 찐한 사랑 먹고 한방에 새사람 되었던 자캐오처럼 우리도 쩌엉~한 변화를 겪은 것인지 궁금합니다.

기쁨터 음악회의 멀고 먼 무대 위에 감히 아마추어 가족합창단을 올릴 황당한 생각을 품고,
그것을 질러버린 분들의 예지와 용기에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무지랭이들을 깎고 다듬어
집어치우란 소리 안 듣고 뜨거운 박수까지 받으며 무대를 내려올 만큼 치열하게 작품을 만들어준 지휘자 선생님께도 깍듯하게 감사 올립니다.
기꺼이 친구가 되어준 분들, 그래서 아마 더욱 큰 발견과 보람을 거두어 가신 이웃들에게도
감사와 사랑을 드립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허허벌판에 나무 심고, 바람막으며 키워온 독립투사 아줌마동지들께는 그저 아멘! 입니다.

모두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저한테는 연습과 공연까지 아주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노래 부른다는 게 참 신나는 일임을 새삼 다시 깨달은
소중한 시간이었으니까요.  



상단으로

이용약관 개인정보취급방침 사이트 맵 오시는 길